케레스
| 영문 이름 | Keres |
|---|---|
| 그리스 이름 | Κηρ (Κηρες) |
| 라틴 스펠링 | Tenebrae, Letum |
| 상징 | 피 묻은 칼자루 |

개요
케레스(Keres)는 그리스 신화에서 전쟁·살육·잔혹한 죽음의 정령들로, 특히 전투나 학살 현장에서 피비린내 나는 죽음을 집행하거나 그 현장을 떠도는 음산한 존재들입니다. 다수가 모여 무리지어 다니며, 피를 찾고 고통받는 영혼을 붙잡아 끌고 다닌다고 전해집니다.
특징
상징물
:피 묻은 칼자루흘린 피가 마르지 않은 전장의 무기 잔해를 지니거나 그것을 따라다니며, 죽음을 예고합니다.
피의 욕망
전투터에 흘린 붉은 피냄새에 이끌려 몰려듭니다.
잔혹함
살의와 공포를 증폭시키며, 죽어 가는 자들의 신음을 즐기는 사악한 성향을 지녔습니다.
불가시성·유령성
형태가 고정되어 있지 않고 검은 연기나 그림자처럼 나타났다 사라졌다 합니다.
가족 관계
백과사전적 설명
케레스는 호메로스 이후 여러 문헌에서 언급되는 죽음의 정령으로, 헤시오도스의 『신통기』에서는 닉스와 에레보스의 자식들로 소개됩니다. 이들은 전장에서 흐르는 혈흔을 따라다니며, 특히 전투 중 비참하게 죽어 가는 이들에게 달려들어 영혼을 낚아채고 지옥으로 끌고 간다고 전해집니다.
케레스는 단순한 사신이 아니라, 살육의 본능과 공포를 응집한 존재로, 전장의 공포감을 극대화하는 역할을 합니다. 고대 그리스 예술에서는 검은 옷을 걸치고 손에 피 묻은 칼자루나 창을 든 요괴 같은 모습으로 묘사되며, 로마로 전해진 뒤에는 케레라리아(Kerraeria)라는 이름으로 문헌에 등장하기도 합니다. 이들은 살의와 죽음의 이중적 악몽을 상징하여, 인간이 저지를 수 있는 극단적 폭력의 상징적 화신으로 여겨졌습니다.
타나토스와의 비교
케레스와 타나토스는 모두 죽음을 관장하는 존재이지만, 그 성격과 역할에서 극명한 차이를 보입니다. 케레스는 전투터나 역병ㆍ참혹한 사고가 벌어지는 현장에 출몰해 고통스럽고 폭력적인 죽음을 확산시키는 파괴적 죽음의 정령으로, 검은 망토를 두르고 피에 굶주린 칼을 휘두르는 무서운 형상으로 묘사됩니다.
반면 타나토스는 불가피한 죽음을 마치 잠드는 것처럼 고요하고 평화롭게 인도하는 평화로운 죽음의 신으로, 날개 달린 청년이 청동 단검이나 양초를 손에 든 모습으로 그려집니다. 케레스가 공포와 비극의 현장을 마다하지 않는 반면, 타나토스는 고통 없이 혼을 저승으로 데려가는 자비로운 성격을 지녔기에, 고대 그리스인들은 케레스를 두려움의 대상이라 여기고 타나토스에게는 편안한 안식을 기원하는 의례를 올리곤 했습니다.
고전 문헌에서
헤시오도스『신통기』
니케·에레보스의 자녀로 명시되며, 밤의 어둠 속에서 피를 따라 움직인다고 언급
호메로스 서사시
전투 묘사 중 케레스의 울부짖음(wailing of the Keres)으로 전장의 공포를 강조
아폴로도로스『박물지』
전쟁 신 아레스와 연관해, 전투터에서 아레스의 피를 기다리는 정령들로 묘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