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헤카베

영문 이름Hecuba
그리스 이름Ἑκάβη
라틴 스펠링Hecuba
상징피 묻은 손
Hecuba Image

개요

헤카베는 트로이아의 왕비이자, 왕 프리아모스의 아내로 잘 알려진 인물입니다. 그녀는 고대 그리스 신화에서 비극적인 어머니의 상징으로, 수많은 자식을 전쟁에서 잃고, 나라의 멸망과 함께 절망 속에 살아남은 여인으로 등장합니다.

그녀의 이름은 먼 곳에서 울부짖는 자라는 뜻을 지니며, 그리스 비극 작가 에우리피데스의 대표작 헤카베에서 중심 인물로 그려집니다. 그녀는 트로이아 전쟁 이후의 비극적 운명, 그리고 복수심과 모성애의 결합된 상징적 존재로 평가됩니다.

특징

  • 상징물

    :피 묻은 손

    복수의 상징으로, 수많은 자식들을 잃은 슬픔과 분노를 나타냅니다.

  • 모성애

    어머니로서 자식을 지키려는 강한 사랑과, 그 사랑이 절망과 복수로 변해가는 내면의 격정이 공존합니다.

  • 도덕적 의미

    헤카베는 운명 앞에 무너진 인간의 비극, 그리고 복수조차 허무하게 만드는 인간 존재의 한계를 상징합니다.

가족 관계

스토리

헤카베는 트로이의 왕비로, 프리아모스와 함께 트로이의 영광을 누리던 여인이었습니다. 그러나 그녀의 삶은 곧 트로이 전쟁의 비극 속으로 빠져듭니다.

전쟁이 시작되기 전, 그녀는 꿈에서 자신의 아들이 트로이를 불태울 것이라는 예언을 들었고, 그 예언에 따라 태어난 아들 파리스는 유기되었다가 다시 살아 돌아옵니다. 그 아들이 결국 헬레네를 납치함으로써 전쟁을 일으키자, 헤카베는 자신이 본 예언이 현실이 되었음을 깨닫습니다.

전쟁 동안 그녀는 수많은 자식들을 잃습니다. 아들 헥토르는 아킬레우스에게 살해되고, 딸 카산드라는 예언의 능력을 가졌으나 저주로 인해 누구에게도 믿음받지 못합니다. 전쟁이 끝나자, 트로이는 불타고 왕 프리아모스마저 네오프톨레모스(아킬레우스의 아들)에게 살해당합니다.

이후 헤카베는 그리스군의 포로로 잡혀 노예 신세가 됩니다. 그녀의 마지막 희망은 막내아들 폴리도로스 뿐이었지만, 그를 맡겼던 트라키아의 왕 폴리메스토르가 배신하여 아들을 살해하고 금은보화를 가로챕니다. 이 사실을 알게 된 헤카베는 절망 속에서 피의 복수를 결심하게 됩니다.

폴리메스토르 살해

그리스군이 트라키아 근처에 머물던 어느 날, 헤카베는 폴리메스토르를 속여 자신의 천막으로 불러들입니다. 그녀는 감춰둔 보물이 있다며 그를 유인했고, 그가 아이들을 데리고 들어오자, 포로로 잡혀 있던 트로이 여인들과 함께 그의 눈을 찔러 멀게 만들고, 그의 아들 두 명을 살해하여 복수를 완수했습니다.

이 사건은 에우리피데스의 비극〈헤카베〉에서 절정의 장면으로 그려집니다. 복수를 마친 헤카베는 인간적인 고통과 광기에 휩싸여 절규하며, 일부 전승에서는 슬픔에 미쳐 바다로 뛰어들어 개로 변해 죽었다고 전해집니다. 그녀가 죽은 곳은 헬레스폰트 근처로, 그곳의 지명은 이후 헤카베의 무덤이라 불리게 되었습니다.

여담

  • 개로 변한 여왕

    전승에 따라 헤카베는 복수를 마친 후 신들의 저주로 개로 변했다고 합니다. 이는 그녀의 절규와 울부짖음이 개의 울음소리를 닮았다는 데서 비롯된 상징으로, 인간의 한계를 넘어선 슬픔과 분노를 표현한 상징적 변신입니다.

  • 복수의 정의

    헤카베의 복수는 단순한 잔혹 행위가 아니라, 정의 없는 세상에서 어머니로서 지켜야 할 마지막 도리로 해석됩니다. 에우리피데스는 이를 통해 정의가 부재한 세계에서 인간은 얼마나 잔인해질 수 있는가를 묻습니다.

  • 트로이의 어머니

    호메로스는 그녀를 수많은 자녀를 낳은 여인으로 묘사했습니다. 트로이 전쟁의 서사 속에서 그녀는 단순한 인물이 아닌, 트로이의 영광과 몰락을 함께 상징하는 국가적 어머니의 존재로 그려집니다.

  • 비극의 중심 인물

    헤카베는 에우리피데스의 트로이 여인들, 헤카베, 헬레네 등 그리스 비극 여러 편에서 주요 인물로 등장하며, 그리스 비극의 핵심 주제인 고통·복수·운명을 대표하는 존재로 자리 잡았습니다.